2019년 개봉한 영화 [엑시트]는 현실감 넘치는 재난 상황 속에서 유머와 감동을 절묘하게 섞어낸 작품이다. 이상근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조정석과 임윤아가 주연을 맡아 재난 속에서 펼쳐지는 긴박한 탈출극을 그렸다. 기존의 재난 영화들이 묵직한 분위기와 영웅적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과 달리, [엑시트]는 평범한 인물들이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영화는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속에서 가족애와 희망, 그리고 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특히, 현실적인 재난 설정과 공감 가는 캐릭터 덕분에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개봉 당시 94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리뷰에서는 [엑시트]의 줄거리와 캐릭터 분석,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살펴보겠다.
1. 도심 한가운데 유독가스 테러 – [엑시트]의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 용남(조정석)은 대학 시절 클라이밍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운동 실력이 있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에 실패한 백수다. 가족들에게는 늘 걱정의 대상이자 무능한 존재로 여겨지는 그가,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우연히 대학 선배이자 호텔 직원인 의주(임윤아)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잔치가 한창이던 그날 밤, 원인 불명의 유독가스가 도심을 뒤덮으며 상황이 급변한다. 순식간에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고, 호텔 안에 있던 용남과 의주는 살아남기 위해 탈출을 시도한다. 건물 내부와 옥상을 오가며 점점 차오르는 가스를 피하는 과정에서 용남은 대학 시절 익혔던 클라이밍 실력을 활용하며 극한의 탈출 작전을 펼친다.
초반에는 백수로 무능력해 보였던 용남이 위기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의주와 가족들을 구하려는 모습이 영화의 주요 서사를 이끌어간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생존을 넘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려는 용남의 성장 서사가 자연스럽게 담긴다.
2. 현실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
[엑시트]가 흥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과 배우들의 연기다. 기존 재난 영화의 주인공들이 강한 카리스마와 영웅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과 달리, 용남과 의주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은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인물이지만, 위기 속에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며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조정석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와 동시에 긴장감 넘치는 액션 연기를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탈출 과정에서 보여주는 즉흥적인 아이디어와 순발력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임윤아가 연기한 의주는 호텔 직원으로, 평소에는 차분하고 일에 집중하는 인물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빠른 판단력과 용기를 발휘한다. 임윤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강인하면서도 현실적인 여성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졌다.
또한, 용남의 가족들(고두심, 박인환 등)은 한국적 정서가 짙게 묻어나는 유쾌한 가족상을 보여주며, 영화의 감동적인 요소를 더욱 극대화한다. 가족 간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3. 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가족애
[엑시트]는 단순한 재난 탈출극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평범한 사람도 위기 속에서는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그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용남의 변화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상징한다. 그는 영화 초반에는 가족들에게 무능력한 백수로 취급받지만, 탈출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며 가족을 지켜낸다. 이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영화는 특수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위기 속에서 서로를 돕고 함께 살아남으려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용남과 의주는 처음부터 완벽한 리더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의 또 다른 중요한 메시지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용남과 의주는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며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생존기는 단순한 탈출이 아닌, 인생에서도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엑시트]는 기존의 재난 영화들이 주로 무거운 분위기와 영웅적인 캐릭터를 내세운 것과는 달리, 평범한 인물들이 유쾌하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 방식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조정석과 임윤아의 현실적인 연기, 긴장감 넘치는 탈출 과정, 그리고 가족애와 희망을 담은 메시지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전달했다.
이 영화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길이 열린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닌 성장 드라마로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만약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재난 영화를 찾고 있다면, [엑시트]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