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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헤매는 인간의 본성 1. 낯선 자의 등장, 끝없는 혼란의 시작2016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영화다.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 심지어 블랙 코미디의 요소까지 결합된 이 작품은, 관객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며 끝내 명확한 해답 없이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곡성(谷城)이라는 실제 존재하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영화는 한 외지인의 등장 이후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두려움과 믿음, 그리고 집단적 광기에 대해 파고든다.줄거리는 단순해 보인다. 평화로운 마을 곡성에 일본인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난 뒤, 마을 곳곳에서 의문의 살인사건과 전염병 같은 증상이 퍼진다. 경찰인 종구(곽도원)는 처음엔 우연한 사건이라 생각하지만, 자신의 딸 효진(김환희)마저 이상 행동을 .. 2025. 4. 13.
영화 [조선명탐정], 웃음과 추리를 넘나드는 조선판 셜록 홈즈 1. 탐정이 된 관리, 조선판 추리극의 시작2011년 개봉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본격 ‘코믹 추리 사극’이다. 김석윤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명민과 오달수가 명콤비를 이루며 전통과 현대 감각을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기존의 무거운 사극과 달리 유쾌한 대사, 빠른 전개, 그리고 기발한 추리 장면으로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영화의 주인공 김민(김명민)은 조선 최고의 명석한 두뇌를 지닌 관리지만, 정작 벼슬길에서 밀려나 유배지에서 은둔하고 있다. 그러던 중 한양에서 이상한 화재 사건과 함께 관료들이 잇달아 죽음을 맞이하게 되자, 왕은 비밀리에 김민에게 수사를 맡긴다. 김민은 ‘조선 제일의 탐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고, 우연히 만난 소매치기 출.. 2025. 4. 12.
영화 [건축학개론], 잊혀질 듯 남아 있는 첫사랑의 설계도, 잃어버린 기억, 설계도, 기억의 습작 1.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설계 – 잃어버린 기억을 다시 짓다[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지만, 그 방식을 매우 섬세하고 세련되게 풀어낸 작품이다. 2012년 이영주 감독이 연출하고, 이제훈과 수지가 대학 시절의 주인공을, 엄태웅과 한가인이 현재의 인물을 맡아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서사를 이끌어간다. 영화는 단지 멜로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해버린 것들과 여전히 남아 있는 감정을 세심하게 그려낸다.영화는 서연(한가인)이 제주도에 집을 짓기 위해 건축사무소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우연히 대학 시절 첫사랑이었던 승민(엄태웅)을 다시 만나게 된다. 승민은 처음엔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척하지만, 이야기는 곧 15년 전 대학 신입생 시절로 넘어간다. 건축학개.. 2025. 4. 11.
영화 [댄싱퀸], 누구나 꿈꿔도 좋은 인생 2막, 두 개의 꿈, 케미스트리, 위로 1. 한 부부, 두 개의 꿈 – 현실과 이상 사이의 줄타기2012년 개봉한 [댄싱퀸]은 ‘정치’와 ‘연예계’, ‘가정’과 ‘개인’이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세계를 절묘하게 엮어낸 영화다. 임석준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과 엄정화가 부부로 출연하며 삶의 무게와 열정을 동시에 그려낸다. 영화는 단순히 웃기고 즐기는 코미디를 넘어서, “꿈은 나이에 상관없이 유효한가?”, “가족과 자아는 양립할 수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품고 있다.영화의 시작은 매우 현실적이다. 서울의 변두리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변호사 ‘황정민’과 그의 아내 ‘엄정화’. 남편은 서툰 변호사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게 되고,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다. 반면 아내는 한때 가수가 되기를 꿈꿨지만 현실에 눌려 꿈을 접.. 2025. 4. 10.
영화 [연가시], 인간과 생존 본능이 맞닿은 재난의 경고, 재난, 사투, 생존 본능 1. 기생충에서 시작된 공포 – 현실 같은 재난의 시작[연가시]는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기생충 재난 영화**로, 실제로 존재하는 기생생물인 '연가시'를 소재로 하여 매우 현실적인 공포를 자아낸다. 박정우 감독이 연출하고, 김명민, 문정희, 김동완, 이정은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바이러스와 생태계 교란, 정부의 위기 대응 등을 함께 다루며 **한국형 재난 영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다.영화는 갑작스럽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자살 사건**이 벌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피해자들은 모두 뜨거운 물을 마구 마신 후 강이나 호수에 몸을 던져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체내에 기생충 ‘연가시’가 발견되며, 이 생물체가 인간을 조종해 자살하게 만든다는 충격적.. 2025. 4. 9.
영화 [인셉션],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기억을 건드리다 1. 기억 속에 심어진 아이디어 – ‘인셉션’이란 무엇인가[인셉션]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작품으로, 2010년 개봉 당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한 SF 액션을 넘어, 철학, 심리학, 가족애까지 녹여낸 이 작품은 ‘꿈속의 꿈’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관객에게 끝없는 몰입과 해석을 요구한다.영화의 주인공 도미닉 콥(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다른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정보를 빼내는 ‘익스트랙터’다. 그러나 그에겐 특별한 임무가 주어진다. 이번엔 정보를 훔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심는 것**, 즉 ‘인셉션’이다. 표적은 거대 기업의 후계자 피셔(킬리언 머피), 목표는 그의 무의식 속에 “아버지의 유산을 스스로 포기하라”는 생각을 자연스럽.. 2025. 4. 8.